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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의 전설과 설화 이야기 – 선운산, 봉두암, 선학암, 모양성

by 산책하는 여행자 2026. 8. 9.

전북 고창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고인돌유적과 고창읍성, 선운사, 운곡람사르습지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고장이다.

하지만 보이는 문화재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이 바로 지역 곳곳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설화다.

옛날 할머니의 무릎에 앉아 무서운 귀신 이야기와 설명하기 어려운 자연현상과 역사적 사건,

그리고 인물들의 삶을 이야기로 풀어 우리들에게 이야기하여 준 기억이 있습니다.

고창 선운산

 

할머니에게서 들은 이야기 중 가장 무서웠던 이야기는 귀신의 날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바로 음력 116일이 귀신들의 날인데 그날 저녁에 밖에 나가면 귀신들에게 잡혀 죽으니

절대 밖에 나가면 안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나중에 커서 생각하니 정월 대보름에 그동안 쌓여있던 부정한 기운들을 달집에 다 태워 버리고

116일부터는 새롭게 일을 시작하라는 조상들의 가르침이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 고창(高敞)은 한자로 높을 고(), 밝을 창() 자를 씁니다.

'고창'이라는 지명은 고려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지대가 높고 넓게 트여 밝은 고을" 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서해를 바라보는 평야와 구릉지가 넓게 펼쳐져 있어 비옥한 땅과 풍요로운 고장 이였습니다.

삼국시대에는 이 지역을 모량부리현(牟良夫里縣) 또는 모양현(牟陽縣) 으로 불렀으며,

고려시대에 들어와 현재의 고창이라는 명칭이 정착되었습니다.

1. 선운산 진흥왕과 도솔암 이야기

고창의 전설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선운산과 진흥왕에 관한 이야기다.

전설에 따르면 신라 제24대 왕인 진흥왕은 왕위에서 물러난 뒤 세상의 번잡함을 떠나 선운산

도솔암에 머물며 수행했다고 한다. 현재도 선운산에는 '진흥굴'이 남아 있으며,

진흥왕이 말을 매어 두었다는 바위와 말발굽 자국이 전해 내려온다.

또한 선운산의 명물인 장사송은 진흥왕이 머물렀던 진흥굴 앞에 있어

'진흥송'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선운산에는 진흥왕이 수행하던 흔적이라는 이야기가 남아 있어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역사적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선운산을 더욱 신비로운 산으로 만들고 있다.

2. 봉두암과 사자암의 수호신 이야기

선운산을 오르다 보면 봉두암과 사자암이라는 기암괴석을 만날 수 있다.

옛사람들은 이 바위들이 단순한 바위가 아니라 도솔천을 지키는 수호신이라고 믿었다.

봉두암은 투구를 쓴 장군의 모습으로,

사자암은 사자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들이 외부의 액운과 재앙, 마귀를 막아주는 신령한 존재라고 여겼다.

실제로 선운산을 찾으면 두 바위가 산세를 감싸며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예부터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수문장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3. 선학암에 내려온 신선 이야기

선운산(禪雲山)"참선할 선(), 구름 운()" 자를 사용합니다.

"산세가 수려하고 구름이 자주 머물러 수행하기 좋은 산"

, 구름 속에서 참선하는 산이라는 뜻입니다.

선운산은 예로부터 불교 성지로 유명했으며, 산속에 자리한 선운사 와 도솔암 주변에는

안개와 구름이 자주 끼어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합니다.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신선()이 구름을 타고 내려와 머물렀다.

구름이 산을 감싸며 떠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선운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합니다.

선운산 정상 부근에는 선학암이라는 바위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아주 먼 옛날 하늘에서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와

이곳에서 놀다가 다시 승천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바위를 '선학암(仙鶴岩)'이라고 불렀다.

선학암 주변은 지금도 선운산에서 전망이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산 아래로 펼쳐지는 들판과 서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왜 옛사람들이 이곳을 신선이 머무는 장소라고 상상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노을이 질 무렵이면 붉은 빛으로 물든 풍경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4. 모양성 답성놀이의 유래

고창읍성은 '모양성'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모양성이라는 이름은 고창의 옛 지명인 모양현(牟陽縣) 에서 유래했습니다.

, 모양현 모양성, 현재의 고창읍성이라는 관계입니다.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성곽으로,

전라도 여러 고을 백성들이 힘을 모아 쌓은 대표적인 읍성입니다.

이곳에는 지금도 이어지는 독특한 풍습인 답성놀이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시절, 성을 튼튼하게 지키기 위해

부녀자들이 작은 돌을 머리에 이고 성곽을 돌며 성을 다졌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풍습은 마을의 평안과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민속행사로 발전했다.

특히 "한 바퀴 돌면 건강하고, 두 바퀴 돌면 장수하며, 세 바퀴 돌면 극락에 간다"

이야기가 전해져

지금도 많은 관광객이 답성놀이를 체험한다.

역사적 사실과 민간신앙이 결합된 대표적인 고창의 생활 설화라고 할 수 있다.

 

고창은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고장이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전설과 설화도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다.

진흥왕이 수행했다는 선운산 도솔암 이야기,

선운산을 지킨다는 봉두암과 사자암의 수호신 전설,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왔다는 선학암 이야기,

리고 지금도 이어지는 모양성 답성놀이의 유래까지

모두 고창 사람들의 삶과 믿음이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고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단순히 관광지만 둘러보지 말고 그 장소에 얽힌 이야기도 함께 찾아보자.

같은 풍경이라도 전설을 알고 보면 훨씬 더 깊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천년의 세월이 켜켜이 쌓인 고창의 이야기들은 오늘도 여행자들에게 새로운 상상과 감동을 선물하고 있다.